최근 차세대 원전 기술로 고온가스로(HTGR)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작지만 강하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어 원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고온가스로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현재 기술 개발이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등 고온가스로에 대한 진실을 지금부터 낱낱이 파헤쳐보겠습니다.
[고온가스로, 무엇이 다른가요?]

우선 고온가스로는 원자로의 한 종류입니다. 원자로는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핵심 장치로서 원전 발명 이래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죠.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원자로의 종류로는 가압경수로, 비등경수로, 가압중수로, 기체냉각로 등이 있습니다.
고온가스로는 세라믹 피복입자 핵연료를 사용하고 흑연을 감속재로,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입니다. 가스냉각재의 원자로 출구온도가 900℃ 이상으로, 기존 원자로의 출구온도에 비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온도에 따라 초고온가스로(VHTR)로 불리기도 합니다.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잡다]

고온가스로는 다른 원자로보다 높은 온도로 작동되어 가동 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생산 뿐 만 아니라 수소생산, 산업용 열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죠. 다른 원자로는 대부분 전기만 생산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고온가스로의 활용도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운전온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고온가스로에 사용하는 핵연료는 세라믹으로 3중 코팅되어 1600℃ 이상의 고온에서도 안정적입니다. 별도의 냉각 시스템과 물, 전원 등이 없어도 공기에 의해 냉각이 가능합니다. 전기 공급이 끊겨 원자로 냉각 기능이 중단될 경우, 핵연료의 붕괴열이 원자로 외부로 자연 방출되어 방사능 물질 누출 사고를 방지합니다.
이처럼 고온가스로에는 안전을 확보하는 정교한 기술력이 적용되어 높은 운전온도에도 끄떡없이 가동될 수 있습니다.
[상용화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1960년대부터 영국, 독일, 미국, 일본, 중국에서 고온가스로에 대한 여러 실험이 행해졌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고온가스로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다우케미칼의 화학공업단지에 고온 증기 공급을 위해 고온가스로를 도입했고, 영국과 중국도 전력 생산이나 난방에 고온가스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8개국에서 새로운 고온가스로 설계를 개발 중이며, 증가하는 친환경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작년 초, 정부는 제11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어 ‘차세대 원자로 민·관 협력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해당 전략에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온가스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요.
고온가스로 개발 프로젝트에 2027년까지 국고 295억원, 민간 255억원을 투자해 원자로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이후 민간 주도 사업화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죠.
높은 효율성과 안전성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고온가스로!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꾸준한 개발과 지원을 통해 실제 원전에 멋지게 적용되는 날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