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신에너지차’는 ‘순수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EREV(Extended Range EV)’를 묶어서 표현하는 것이며 이하 ‘전기차’로 통칭
CPCA(China Passenger Car Association, 乘用车市场信息联席会)가 지난 7월 11일 발표한 자료(협의의 승용차, 소매 판매 기준)에 따르면, 2023년 6월 중국 자동차(승용차) 판매량은 189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 전 월(2023년 5월) 대비는 8.7% 증가했다. 1~6월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도 952만4,000대를 판매하여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세계 경제 부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저조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 전반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전체 승용차 판매량 2.7% 성장은 그나마 양호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2023년 6월 중국 전기차(EV, PHEV, EREV) 판매량은 66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 전월(2023년 5월) 대비 14.7% 증가했다. 1~6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308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했다. 6월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35%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승용차 3대 중 1대 이상이 이미 전기차라는 것이다. 2030년이 되어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30%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을 감안한다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과 높은 판매 비중은 과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둔화된 성장성
우리는 2023년 상반기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 누적 308만6,000대를 판매하여 전년 동기 대비 37.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승용차 판매 성장률 2.7%에 비추어 보면 매우 양호한 성적이지만, 전년과 비교했을 때 성장률 둔화는 매우 두드러진다.
2022년 상반기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24만7,000대로 직전 년도(2021년) 동기 대비 122.4%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두 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고, 년 간으로도 2022년 전체는 2021년 대비 90%라는 높은 전기차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흐름이 불과 반 년 만에 급전직하하여 37%대 성장률로 떨어졌고, 이러한 추세는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보인다.
물론 전체 시장이 커져감에 따라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중국의 모든 자동차사들이 사활을 걸고 신규 전기차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재 상황에 비추어볼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인 것만은 확실하다.
비야디의 독주 체제
2023년 상반기 중국 자동차 업체별 판매량을 살펴보자. 비야디가 115만 대 이상을 판매하여 유일하게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한 것은 물론 2위인 테슬라 판매량의 4배에 육박하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비야디에 이어서는 테슬라와 아이안 등이 촘촘히 자리를 차지하며 순위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판매순위 9위와 10위의 성적을 보면 오히려 작년 판매량보다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야디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한 것에 반해 하위권 업체들은 오히려 판매량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신에너지차 기업별 판매 순위>
* 주: 상반기 누적 판매량 기준(승용)
[자료: CPCA(China Passenger Car Association, 乘用车市场信息联席会)]
업계의 재편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중국에는 아직도 200여 개의 전기차 완성차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아무리 중국이 거대한 자동차 시장이고 전기차 성장이 가파르다고 하더라도 모든 전기차 기업이생존할 수는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에 또 다른 스타 기업이 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 순위를 보면 알겠지만, 테슬라를 제외한 10위권 이내 모든 기업들이 중국 기업이다. 리샹, 니오, 샤오미, 네타, 링파오 등이 전기차 시장에 진입한 이후 중국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 출시와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광저우자동차의 ‘아이안’의 경우 매 월 두 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기차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지리자동차의 경우 ‘지허’, ‘지커’, ‘인허’ 등 가격대 별 각기 다른 전기차 브랜드를 출시하며 브랜드 물량공세로 전기차 시장을 대응해나가고 있다. 창안자동차의 경우도 ‘션란’, ‘아웨이타’ 등 신규 전기차 브랜드를 내면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적절히 대응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역습
개인적으로 지금의 중국 전기차 시장 상황을 전기차 시장 2기로 규정하고 싶다. 2020년대 초반 전기차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를 태동기인 1기라고 한다면, 비야디가 시장에서 독주하면서 테슬라 이외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지금이 2기가 아닌가 싶다.
2022년 이미 상하이폭스바겐, 상하이지엠, 둥펑닛산, 둥펑혼다 등은 두 자릿 수 이상 판매량 감소율을 기록했고, 2023년 상반기에도 상하이지엠과 둥펑닛산의 판매량이 각각11.8%와 24.9% 감소했다. 물론 그 중에는 중국 로컬 브랜드인 창청자동차의 판매량 감소 분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주요하게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판매량 감소분이 비야디 판매량 증가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별 판매 순위>
* 주: 상반기 누적 판매량 기준(승용)
[자료: CPCA(China Passenger Car Association, 乘用车市场信息联席会)]
글로벌 브랜드들은 길게는 100여 년 짧게도 5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해온 저력이 있다. 전기차 시장으로의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이들도 서서히 몸을 맞추어 나가고 있고 서서히 적응해 나가고 있다.
지금 이들은 워낙 급변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주춤주춤하고 있지만, 이들이 진용을 갖추고 제대로된 반격을 해오는 시기가 중국 전기차 시장 3기이고, 그 때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진정한 승부를 일어나는 시기라고 본다. 그리고 그 시기는 대략 2025년 하반기 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중국 전기차 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분명하다.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를 통해 실내외 차량 디자인을 다듬었고, 뛰어난 AI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