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자력산업 트렌드 및 기회요인
2022-01-21 브라질 상파울루무역관 신재훈
- 1970년대 원자력발전소 건설한 원자력 기술강국임
- 후쿠시마 원전사고, 라바자투 부패 수사 이후 원자력 산업 소강상태였다 최근 부활
- 2010년대 후반 핵추진 잠수함 개발, 다목적 원자로 건설, 앙그라3 마무리작업 입찰 등 다양한 원자력 프로그램 개시
브라질 원자력 산업 개요
브라질은 1900년대 중반부터 원자력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1945년 문헌에 브라질 정부가 토륨(Thorium)을 포함한 광석을 구매하기로 했다는 문구가 있다. 브라질 정부는 ‘1951년부터 국가과학 및 기술개발위원회(CNPq)’에서 원자력 기술을 연구했으며 1956년에는 국가원자력에너지위원회(CNEN)라는 전문기관을 출범시켜 본격적으로 원자력 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1950년대 이후 CNEN은 미국에서 기술이전을 받으며 원자력 기술을 고도화했다.
양국은 1955년 ‘평화적인 목적을 위한 원자력 기술 개발 협정’을 체결했고 미국에서 실험용 원자로를 들여와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벨로리존치에 있는 연구소에서 설치하기로 합의한다. 1970년대 이후에 브라질은 독일과 원자력 기술개발 협력을 추진해 많은 원자력 관련 기술을 이전받았다. 브라질 에르네스토 게이젤(Ernesto Geisel) 정부는 1975년 6월 독일과 원자력 기술 개발협력에 대한 계약서에 서명한다.
현재 브라질에는 2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데, 앙그라1(Angra1)는 리우데자네이루 앙그라두스헤이스(Angra dos Reis)에 위치하며 1972년 완공됐다. 미국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주도해 건설했고 1984년에 CNEN의 허가를 받아 가동을 시작했다. 앙그라2 발전소도 앙그라두스헤이스에 위치하며 브라질-독일 간 협력에 따라 지멘스(Siemens)가 2000년 공사를 완공했다. 브라질 원자력 발전용량은 1.9기가와트로 브라질 전력 생산량의 2%를 차지한다.
앙그라3은 1984년에 공사가 시작됐으나 재원 부족으로 2년 만에 공사가 중단됐고 2008년 광물에너지부가 주도해 공사를 재개했으나 재원 부족 및 원자력발전 운영회사 엘레트로뉴클레아르(Eletronuclear)의 라바자투(Lava Jato) 비리 연루로 2015년 공사가 재차 중단됐다.
브라질 정부는 브라질 핵기술 개발 프로그램(PNB), 브라질 해군 핵 프로그램(PNM), 브라질 잠수함 개발 프로그램(PROSUB) 등 국가 주도의 전략을 통해 원자력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브라질 국방부는 일반 잠수함을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프랑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이후 자국의 원자력 자원도 활용할 겸 핵잠수함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질 원자력 산업 유관 기관/기업들>
브라질 원자력발전협회(ABDAN)는 1987년 출범한 비영리단체로 25개의 원자력 산업 내 회사들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이 협회는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며 브라질 원자력 기술 발전, 비즈니스 환경 개선, 정책 건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브라질 핵연료 공사(INB)는 1988년 설립된 공기업으로 우라늄 채굴 및 원자력 발전소 원료가공 업무를 수행한다. 이 회사는 우라늄 채굴, 정련, 변환, 농축, 펠렛화, 연료봉 탑재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발전원료를 앙그라1, 앙그라2 발전소에 공급한다.
상파울루 해군기술센터(CTMSP)는 브라질 잠수함개발 프로젝트(PROSUB), 브라질 해군 핵 프로그램(PNM) 관련 기술개발을 담당하며 우라늄 농축용 초원심분리기를 생산해 브라질 핵연료공사(INB)에 납품하고 있다. 해군기술센터는 상파울루주 이페로(Iperó)시에 있으며 최근 연구센터 내 랩젠(LABGENE)이라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육상용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랩젠은 브라질이 개발하는 핵추진잠수함 SN-BR과 같은 사이즈로 제작됐으며 시험용 원자로 등이 실제 크기로 부착돼 있다.
핵에너지연구소(IPEN) 상파울루 주의 원자력 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국가원자력에너지위원회, 브라질과학혁신부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연구단지는 상파울루주립대학교(USP) 상파울루 캠퍼스 내 위치하고 있고 상파울루주 이페로(Iperó)에 실험용 다목적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다. IPEN은 원자력기술뿐 아니라 원자력을 활용한 세균멸균, 플라스틱 변형, 문화재 보존, 암 치료 등도 연구한다.
‘아마조니아 아줄 국방기술(AMAZUL)’은 2013년에 개설된 연방정부 산하 연구소로 브라질 핵기술 개발 프로그램(PNB), 브라질 해군 핵 프로그램(PNM), 브라질 잠수함개발 프로그램(PROSUB)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연구소는 ‘앙그라1 발전소 수명연장 프로젝트’, ‘다목적 반응로를 활용한 산업, 농업, 의료 등 분야 원자력기술 적용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엘레트로뉴클레아르(Eletronuclear)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및 운영을 위해 연방정부가 1997년 설립했으며 전력공기업은 엘레트로브라스(Eletrobras) 자회사로 소속돼 있다. 현재 앙그라1, 앙그라2 발전소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앙그라3 등 신규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도 관여할 예정이다. 연방정부는 2022년 초까지 엘레트로브라스를 민영화시킬 계획인데 엘레트로뉴클레아르는 모회사 민영화 이후 '연방정부 원자력 및 수력에너지 발전공사(ENBpar)' 산하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 및 수력에너지 발전공사는 엘레트로브라스가 민영화됐을 때를 대비해 설립됐으며 엘레트로브라스 자회사 중 민영화되지 않는 기업 및 자산들을 관리할 지주회사다. 원자력 및 수력에너지 발전공사 산하에는 엘레트로뉴클레아르와 이타이푸댐을 운영하는 '이타이푸 바이나시오날(Itaipu Binacional)'이 편입될 예정이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국립원자력안전청(ANSN)을 설립했는데, 국가원자력에너지위원회(CNEN)의 기능을 분리해 원자력 산업규제, 감독, 허가업무를 담당하고 CNEN은 원자력 사업계획, 정책 수립, 산업계 지원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뉴블레브라스중장비(Nuclep)는 원자력 발전소 관련 중장비를 제조하는 회사로 방산, 오일가스, 에너지 관련 중장비도 생산한다.
우라늄 채굴 및 원료가공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브라질 우라늄 매장량은 7위로 27만6800톤이 매장돼 있다. 브라질 정부는 앙그라1, 앙그라2 발전소 건설을 기획한 197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브라질 내 우라늄 광산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처음 우라늄을 채굴한 곳은 남부 미나스제라이스에 있는 포수스지칼다스(Pocos de Caldas)였으며 1982년부터 13년간 운영됐고 약 1200톤의 우라늄을 채굴해 앙그라1 발전소에 공급하고 폐광됐다. 현재 브라질 핵연료 공사(INB)는 바이아주 카에티테(Caetite)와 세아라주의 산타 퀴테리아(Santa Quiteria)의 광산에서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브라질 핵연료공사(INB)가 독점적으로 브라질 내 우라늄 개발을 주도했는데 보우소나루 정부는 우라늄 채굴에 민간기업의 진출도 허용하고자 한다.
2010년 초까지만 해도 브라질에서 생산된 우라늄들은 유럽으로 운송돼 프랑스의 아레바(Areva)가 변환(Conversion) 작업을 하고 영국의 유렌코(Urenco)가 농축작업을 한 다음 브라질 발전소로 공급됐다. 하지만 2006년부터 브라질 핵연료 공사의 리우데자네이루 헤셍지(Resende) 플랜트가 우라늄 농축작업을 하고 있으며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어 수년 내 100% 자급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1980년 브라질 해군은 잠수함 프로그램을 위해 우라늄을 응축하는 원심분리기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상파울루 이페로(Iperó)에 실험용 원심분리기를 설치했다. 현재 브라질 원자력공사(INB)가 사용하는 농축용 원심분리기는 브라질 해군 연구소가 제공한 것이다. 이렇듯 브라질 원자력 사업은 산업분야도 군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앙그라3 건설 재개 및 신규 원전 건설계획
브라질은 파리기후조약의 탄소배출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현재 수력발전에 치우친 에너지 매트릭스를 다변화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3%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현재 브라질 전력 생산의 60~70%는 수력발전이 담당하며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로 미미하다. 브라질-파라과이가 협업해 건설한 이타이푸 수력발전소 한기가 브라질 전력의 15%를 생산하는 것에 비해 아직 브라질 원자력 발전소들은 규모가 크지 않다. 추가로 엘레트로브라스는 2020년부터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와 노후화된 앙그라1 발전소 수명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10월 웨스팅하우스는 ‘앙그라1 발전소 수명연장을 위한 기술분석 용역’을 수행하기로 엘레트로뉴클레아르와 협의했다.
벤투 아우부케르키 브라질 광물에너지부 장관은 COP26 회의에서 “브라질은 향후 30년간 약 10GW의 원자력 발전소를 설립할 수 있으며 민간참여도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브라질 정부는 2022년 초 국가에너지계획 2031(Plano Decenal de Energia2031) 개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계획 수정안에 원자력 발전비중 확대가 명기된다면 앙그라3 발전소 건설 재개, 신규 원전 건설 등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앙그라3 발전소는 1984년 기획됐으며 2015년 건설이 중단됐다. 환율 변동 때문에 발전소 건설비용은 여러 번 변동됐으며 최종적으로 총 건설비용이 약 200억 헤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는 앙그라3 건설 마무리작업에 대한 파이낸셜 모델링을 하고 있다. 브라질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는 트렉테벨(Tractebel)이 주도하는 ‘Angra Eurobras NES’ 컨소시엄에 ‘앙그라3 발전소 건설 관련 총투자금 산출 및 EPC 과업범위를 확정하는 용역’을 맡겼고 2022년 초 앙그라3 건설사업 입찰을 개시할 예정이다. 완공 예정시점은 2026년이다.
2008년 엘렉트로뉴크레아르는 앙그라3 건설을 위해 프랑스 아레바(Areva)와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율 65%까지 건설을 완료했는데 라바 자투(Lava Jato) 부패수사가 시작됐고 엘레트로뉴클레아르 고위급도 조사에 연루돼 2016년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2017년 연방정부는 앙그라3 사업을 민간에 매각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으며 러시아 로사톰(Rosatom),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미쓰비시-아레바 컨소시엄 등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광물에너지부 장관, 기존 정부발표자료 등을 참고하면 연방정부는 향후 앙그라3 외 추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고 민간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대 초 연방정부는 페르남부쿠주, 미나스제라이스주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검토했던 적이 있다. 앙그라3 이후 신규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면 리우데자네이루 외 지역에 설립될 수도 있다. 정부는 국가 송전망에 연결되지 않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아마존 등 고립지역이나 산업단지 인근에 건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 코멘트
이반 디보브(Ivan Dybov), 러시아 로사톰(ROSATOM) 라틴아메리카 지역 디렉터는 "브라질이 원자력 개발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조속히 앙그라3 발전소 마무리공사 입찰이 발표되길 바란다"고 언급하며 "브라질 기관들과 방사선 의학, 우라늄 원료개발 등 분야에서도 협력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벤투 아우부케르키 광물에너지부 장관이 COP26에서 "브라질 원자력발전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러시아, 중국, 미국 등 기업들은 브라질 원자력 발전소 입찰, 원료개발 등 다양한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사점(한국/브라질 원자력 협력분야)
한국과 브라질은 과거부터 원자력 산업발전을 위해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2020년 브라질 핵연료공사(INB)에 핵연료 부품을 수출했고 한전KPS는 2014년 앙그라 원자력발전소 연료 장전 용역을 수주하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가 장기적으로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인다면 원자력 발전소 건설, 부품공급, 노후화된 앙그라1/앙그라2 발전소 수명연장, 연구용 원자로 설계자문, 핵폐기물 처리 등 많은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핵에너지연구소(IPEN), 아마조니아 아줄 국방기술(AMAZUL) 등 연구소는 다목적 원자로를 개발해 방사선 의약품 제조, 식품 유통기한 연장, 암 치료, 반도체 제조 등을 추진하고자 하므로 한국의 의료기관이나 관련 기업들은 기술이전, 공동개발 등 브라질 기관과의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뉴블레브라스중장비(Nuclep) 등 원자력 장비회사와 협력해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거나 브라질 우라늄 개발사업에 참가하거나 브라질산 우라늄을 한국으로 도입해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브라질은 우라늄 채굴부터 장비 제조, 원자로 건설까지 원자력 산업 전 주기에 걸친 기술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로 정책적 지원만 받는다면 원자력 산업이 발전할 여지가 크다. 브라질 정부는 전통적으로 외국회사 기술이전 등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평소 브라질 원자력 산업 기관이나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향후 다가올 수 있는 기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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